한국구술사학회 단행본 출간: [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11-08-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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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술사학회에서 구술사를 통해 한국전쟁을 다룬 단행본이 출간되었습니다.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간행된 [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 입니다. 이 책은 구술 사료를 토대로 아래로부터의 한국전쟁을 재구성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서울과 민통선, 대전과 경남 지역 사람들의 한국전쟁 경험을 비롯해서, 빨치산·의용군·전쟁미망인·월북가족·빨갱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구술사를 통해 공식 역사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한국전쟁의 미시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은 서울 토박이들의 전쟁 경험을 비롯해서 민통선 부근의 철원 사람들, 전쟁 발발 직후 사라진 대전형무소 수감자들, 그리고 경남 지역에서 '골'로 보내진 좌우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에서의 한국전쟁 역사를 들려줍니다.
2부에서는 빨치산, 의용군, 전쟁미망인, 월북가족, 빨갱이 등 전쟁으로 인해 새롭게 명명된 집단, 다시 말해 '한국전쟁이 낳은 사람들'의 전쟁 경험과 기억을 통해 한국전쟁을 새롭게 읽을 수 있다. 이들은 이제야 비로소 강요된 '침묵의 집'에서 나와 자신과 가족의 숨겨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편집위원>
함한희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한국구술사학회 회장
유철인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윤택림 한국구술사연구소 소장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집필에 참여한 분들>
김경현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송무관리과 전문위원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김진환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김현선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
심규상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 대전충남팀장
오유석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윤택림 한국구술사연구소 소장
이용기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조 은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다음은 2011년 8월 12일 경향신문 관련 보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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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로 읽는 한국전쟁…한국구술사학회 편 | 휴머니스트

‘마당 위에 그어진 삼팔선’은 현실이었다.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난 정선미 할머니는 이렇게 회고한다. “이 아래, 저거 허연 벌판이 반 갈려 나갔는데, 이 아래 이짝은 북한이구, 이짝은 남선이구, 우린 남선이거든. 저긴 북선이구. 삼팔선이 갈려서 북쪽, 남선, 북쪽 사람, 남쪽 사람 그러거든. 한 집이 화장실은 북한에 있구, 집은 남선에 있구. 우리네가 인제 농사를 지어 먹으러, 이제 한 사십리만큼 그냥 나갔다 들어왔다 해도, 여기다 지뢰를 이노무 새끼들이 다 묻어놔서, 인제 소를 가지고 밭 갈다가도 지뢰가 터지구. 그러니까 인제, 소두 죽구 사람두 죽구….”

 
구술사란 ‘말로 이야기하는 역사’다. 과거의 경험을 말로 풀어쓴 내용을 역사 사료로 환원하는 역사연구 방법론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관심이 높아졌다. 이 책은 한국전쟁을 겪은 평범한 사람들, 이제는 대한민국 인구 구성에서 최고령층에 이른 그들, 그래서 역사의 무대에서 차츰 사라지는 그들의 ‘말’을 기록한다.

물론 기억은 선택적이다.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부는 캄캄한 어둠 속에 묻혔다. 게다가 인터뷰에 응한 노인들은 ‘어떤 것’을 골라 털어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알아듣기 힘든 말투로 더듬더듬 꺼내는 이야기들이 사실은 매우 격렬하다는 점이다. 한국구술사학회 함한희 회장(전북대 교수)은 책의 머리에서 “원래 미시의 세계는 격렬하다. 작은 움직임과 조그만 소리에도 펄쩍 놀라고, 가까운 곳에서 던진 돌이라 할지라도 그 상처가 크게 남는다. 때문에 전쟁의 미시사는 잔혹하다”고 말한다.

책은 1부와 2부로 크게 나뉜다. 1부 ‘전쟁 안의 또 다른 전쟁’은 “개별 지역에서 벌어진 4편의 한국전쟁 미시사”를 전한다. 여기서는 ‘지역’이 초점이다. 강을 건너지 못한 채 인사동에서 왕십리로 거처를 옮긴 서울 토박이들의 경험, 민통선 부근 사람들이 겪어낸 삶, 전쟁 발발 후 대전형무소 수감자들에게 자행된 무자비한 ‘처형’, 경남 지역에서 좌우익 간에 교환된 폭력의 양상 등을 폭로한다. 4편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어는 “죽음의 도가니였던 전쟁 공간과 보복과 학살의 악순환”이다.

2부 ‘침묵의 집에 갇힌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새롭게 명명된 집단, 다시 말해 ‘한국전쟁이 낳은 사람들’의 기억을 기록한다. 지역보다 ‘개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술”을 받아냈다. 결국 전쟁의 트라우마에 관한 기록이다.

김철환 노인은 “다같이 먹고 살자는 주장에는 동조했지만 이렇다 할 행동을 한” 적이 없었음에도 평생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야 했다. 이경문 할머니는 결혼 1년도 안돼 국군으로 징집된 남편의 죽음을 1960년대 초반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충청도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박수호 노인은 “정신없이 인민군에 끌려 북으로 갔다가 며칠 만에 탈출”해 대한민국 경찰에 자수했지만, 오히려 공산주의자로 몰려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끌려갔다. 자유송환으로 간신히 집에 돌아오자 국군에 입대하라는 징집명령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남북을 오가며 군인이 돼야 했던 그는 “다 먹을 게 없어서 그랬지…”라고 회고한다.

구술자들은 여전히 ‘공포의 감옥’에 갇혀 있다. 그래서 대부분 가명으로 기억을 털어놓는다. 책의 편집위원 유철인 제주대 교수는 책의 말미에서 “구술자들이 풀어낸 이야기에는 기존 문헌이 가질 수 없는 인간 체험이 담겼다”면서 “한국전쟁을 아래로부터의 역사로 새롭게 기록하는 것이자, 인간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향신문, 2011.8.12.문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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